아침 9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우피치 미술관에 도착했다.
줄서기로 유명한 이곳을 들어가려면 좀 더 서둘러야 했었는데,
이미 우리가 도착했을 땐 그 긴 줄이 우피치 미술관의 긴 복도를 돌아 강변까지 이어지고 있었다.
전날 예약을 시도했지만 이미 3일이후 날짜까지 예약이 마감이 된 상태라서 줄을 설 수밖에 없는 처지였다. 예상되는 시간 2-3시간. 그러나 돌아서고 싶지 않았다. 그림에 별다른 의미를 두지 않는 일행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나는 이것만은 보고 봐야한다는 욕심을 버릴 수 없었다.
우피치 미술관!
우피치는 이태리어로 사무실이라는 뜻이다. 대략 13세기부터 - 17세기까지 피렌체를 이끌어었던 메디치가문의 궁전로 사용되었고, 그 가문이 망한 그 이후로 시청의 역할을 해왔던 곳이란다. 지금도 우피치 미술관과 연결된 베키오 궁전은 여전히 시청사로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ㄷ'의 모양의 길고 넓은 옛 궁전 우피치는 유럽에서 3대 미술관의 하나로 손꼽히는 곳이다. 메디치가문이 위세를 떨치기 위해 미술가들을 후원하고, 그로부터 얻어진 수없이 빼어난 작품들을 전시하기 시작한 것이 오늘의 전형이 되었다한다. 그 많은 작품들을 밖으로 내지 말라는 마지막 메디치가의 군주의 엄명이 없었다면 지금의 우피치 미술관은 존재하지 않았을지도 모를 일이다.
너무 많은 그림들이 있어 다 전시를 하지 못해 돌아가면서 할 정도라는 이 대단한 미술관을 들어가기위해 나, 자영 그리고 성용은 꼬박 3시간을 반을 기다려야 했다. 이 긴 시간동안 나는 포기하고 가는 사람들도 있겠지, 금세 줄은 줄어들겠지 하고 일날의 희망을 가졌으나 정말 줄은 줄줄이 더 길게 늘어지고만 있을 뿐이었다.
고된 노동과도 같은 긴 시간을 뚫고 들어간 이 미술관을 돌아보도록 내게 허락된 시간 고작 2시간-이곳을 들어오지 않은 나머지 일행과 2시반에 만나기로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제목 유명한 그림은 보티첼리의 그림.
도판으로 보는 것과 실제의 것을 보는 것이 엄청난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기에
말로만 듣던 그것을 본다는 설레임으로 들어가자마자 곧장 보티첼리가 있는 방으로 향했다.
그렇지 않으면 밀려오는 인파에 의해 제대로 보기가 힘들다고 한다.
비너스의 탄생/보티첼리
봄/보티첼리
이 두 그림이 나란히 걸려 있는데 역시나 사람들이 많다.
가운데 의자에 앉아서 뚫어지고 응시하는 사람들부터 그림 앞으로 모여들어 낱낱이 살펴보는 사람들까지 엄청난 유명세를 타고 있었다.
처음으로 오디오 가이드를 들으면서 그림을 감상했는데, 그림 하나하나에 대한 세부설명을 하는 것이 아니라 방별로 대략적인 가이드를 할 뿐일이여서 그닥 만족스럽지 않았다. 그 오디오 가이드 설명을 들으니 그의 그림들은 메디치가의 주문으로 그려진 것이라는 데 봄은 어느 사람의 결혼선물로 그려진 것이라 한다. 그래서 원래 이것은 침실에 걸려져 있었다 한다.
아무튼 그의 그림은 참 아름답다. 먼 옛날의 열정을 다시 느껴보려 오랫동안 그 앞에 서 있었다.
부드럽고 섬세한 붓터치를 한눈에 볼 수 있어서 긴 기다림이 보상되는 한 느낌이었다.
그 이외에도 이곳에는 미켈란젤로, 다빈치, 카라바지오 등 수없이 많은 그림들이 걸려져 있다. 그런데 내셔널 갤러리(런던)나 오르세 미술관(파리)만큼 공간 전시가 그닥 세련되어 보이지 않았다. 너무 많은 그림들이 다닥 붙어져 있는 느낌이랄까, 너무 많은 사람들로 인해 교감을 여지가 없었다고 해야할까. 보티첼리의 그림을 본 걸 위안삼아 건성으로 그림들을 훑고 나오는데, 와우...대단한 전시가 진행중이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특별전시회!
다빈치 코드 영화때문인지 밀라노, 빈치 곳곳에서 그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 예상치 않게 이 전시회는 다 빈치가 얼마나 대단한 천재화가였는데 한눈의 실감할 수 있게 만들어 놓았다. 그의 그림들을 과학적인 분석하에 컴퓨터 시물레이션으로 다시 재현해보여주고 있었다. 그 곁에 깔금하게 영어로 자세한 설명을 곁들이고 있었다. 정말이지 신이 아니고는 할 수 없겠다 싶은 많은 것들을 다 빈치가 해 놓았다. 수없이 많은 기계들, 수학적 발견들, 인체학적인 비밀들, 그림에서 움직임 기타등등. 이 전시회를 보는 내내 놀라움에 입을 다물 수 없을 정도였다. 이 여행에서의 새로운 발견이라는 당연코 '레오나르드 다 빈치'의 일 정도로 그는 대단했다.
기존의 전시에 약간 식상해 있을 때 이 대단한 전시회를 보고서 차마 발길을 때기 힘들었다. 그러나 이미 일행을 만나기로 한 시간을 훨씬 넘어서고 있었다. 나중에 책을 읽어야겠다하고는 엽서 몇 장을 사들고 서둘러 밖으로 나섰다.
아침의 흐렸던 날씨는 온데간데없이 맑아져 있었다.
그제서야 9시 이후로 밥도 먹지도 않고 한 번도 앉아 쉬지도 않았다는 걸 알았다.
3시가 가까워진 시간이었는데...어디서 이런 힘이 쏟는지...스스로 놀라 피식 웃고 말았다.
우피치 미술관 복도
우피치 미술관에서 바라보이는 베키오 다리
미술관에서 연결된 복도가 다리를 건너 건너편 새 궁전으로 이동할 수 있게 만들었다 한다.
미술관에서 나온 우리들
일요일이라 더 많아 보이는 관광객 틈새를 헤치고 베키오 다리로 간다.
옛 운치가 여전히 느껴지는 다리에서 잠깐동안 사진도 찍고 사람들도 구경하고.
정말이지 많은 사람들이 거기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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