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건강을 유지하려고 등산이나 달리기 등 운동을 한다. 육체적 건강뿐 아니라 영적 건강을 위해서도 훈련, 즉
'영신수련'이 필요하다.
로욜라의 성 이냐시오가 직접 체험하고 실행하면서 쓴 룗영신수련룘은 성직자·수도자·평신도들을 위한 효과적
프로그램으로 30일피정·10일피정·8일피정 등에 널리 사용돼왔다.
수원 말씀의 집(원장 류해욱 신부)은
이냐시오 영신수련에 의한 '30일피정' '8일피정' '3일피정' 등을 연중 프로그램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 피정 기간들은 오로지 피정에 임하는
날들만을 포함하고 있어 8일피정은 9박10일, 3일피정은 4박5일에 해당한다.
영신수련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다. '그분'과
만남을 위한 수단이다. 30일 피정의 경우 크게 네 주간으로 나눠져 있다. 첫째 주간은 자기 자신을 바라보면서 자신을 사랑하시는 하느님을 깨닫는
과정이다. 이어 예수 그리스도의 공생활과 수난(둘째), 십자가상 죽음(셋째), 부활을 묵상하는(넷째) 주간으로 이어지면서 승천으로 마무리된다.
이 '긴' 피정 중 그리스도 생애 전체를 조명하는 관상 여정은 하느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보는 피정자의 '눈'을 정화시킨다.
하느님을 바라보는 시선이 바뀜에 따라 하느님과 관계 안에서 자신과 이웃을 바라보게 되니 똑같은 사물도 예전과 다르게 보인다. 삶에서 우선순위도
하느님 중심으로 바뀌어 세상 앞에서 새로운 눈으로 서게 된다.
하지만 이 수련 피정을 마치면 그저 이런 효과가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성령의 활동에 자신을 자유롭게 내맡겨야 한다. 이를 위해 자신이 무엇을 어떻게 준비할 것인지 등을 피정 중 짧게 이뤄지는 강의를 통해
안내받는다.
피정 중엔 매일, 또는 이틀에 한번 면담을 통해 자신의 상태와 기도 내용에 대해 면담 지도자와 대화한다. 사제
3명이 맡아 나눠서 지도하는 이 면담은 피정에서 중요하다. 자신의 상태를 드러내야 하기 때문에 때로 면담을 부담스러워하는 이도 있다.
그런데 30일피정을 위해 시간을 낼 수 있는 사람은 흔치 않다. 이 피정은 주로 종신서원을 앞둔 수도자들이 많이 한다. 요즘에는
평신도들 사이에 영적 갈구가 높아가면서 자유직업을 가진 평신도 중에 더러 이 피정에 참가하는 이도 있다.
8일피정은 30일피정을
축약시켜 놓은 것이다. 8일 피정 참가자 중에는 평신도와 개신교 목사들도 꽤 있다. 올해 문을 연 지 30년 된 말씀을 집은 주로 이런 피정을
계속 해왔기 때문에 특별히 홍보하지 않아도 입소문을 통해 개신교 신자들도 꽤 찾는다.
이런 피정에 많은 평신도들이 갈증을
느끼지만 30일피정은 고사하고 8일피정에도 시간을 내기 어렵다. 3일 피정은 이런 평신도를 위해 지난해부터 운영하고 있다. 침묵으로 이뤄지는
모든 피정을 통해 하느님께 자신을 집중시키는 침묵의 소중함도 새롭게 깨닫는다.
류해욱 원장 신부는 "궁극적으로 피정을 이끌어
가는 분은 성령이기 때문에 피정 지도자는 동반자 역할을 하는 것뿐"이라며 "때로 피정보다 심리상담이 더 필요한 이들도 있다"고 말했다.
예수회가 운영하는 말씀의 집은 보통 한해에 30일피정 4차례, 8일피정 9~10차례, 3일피정 4~5차례 실시한다. 성주간과
성탄시기엔 3박4일 피정도 있다. 내년 한해 프로그램도 이미 확정됐는데, 4차례 실시하는 30일 피정은 두차례가 이미 마감됐다.
문의:031-254-8950
이연숙
기자 mirinae@pbc.co.kr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