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정·기도의집/서울대교구

[서울]시튼 피정의 집

알타반 2005. 3. 1. 20:12
[영성의 길잡이] 씨튼 피정의 집
744 호
발행일 : 2003-10-19

격얼로 '향심기도' 소개 피정 실시-소개피정 후 6주과정 실시
 "시부모님한테는 사실 의무감으로 잘하려고 노력했는데 향심기도를 하면서 내 의지보다 마음이 앞서는 나를 발견했어요. 얼마전 집에 오신 시부모님을 보면서 '많이 힘드시겠구나' 하는 생각에 왈칵 울음이 나왔어요. 내 모습이 변했는지 성당 다니는 것을 싫어하던 비신자 남편이 요즘엔 성당 갈 때 태워다 줘요. 나도 모르게 내 마음을 움직여주는 향심기도를 계속 해야겠어요…."

 "기도 중에 과거 상처들이 불쑥불쑥 올라와요. 남편한테 받았던 큰 상처가 떠올라 직접 얘기해서 풀었지요. 전엔 애정과 존중받고 싶은 거짓 자아 때문인지 그런 얘기를 할 용기가 없었거든요."

 " 나 자신을 놓으니 주변이 변화해요. 성령께서 내 안에서 작용하고 있음을 확신하게 됐어요."

 10월4일 오전 서울 성북구 성북동 씨튼 피정의 집. '향심기도 피정' 월 모임 나눔시간에 참석자들 사이에 오고간 대화다.

 향심기도 피정 프로그램을 이끌고 있는 김경순(아녜스) 수녀는 개개인의 얘기를 듣고 보충 설명을 한다. "기도 중 하느님과 일치가 중요하나 실제 삶에서 하느님과 일치가 더 중요하죠. 관상기도 단계가 삶과 별개가 아니거든요.…기도의 여정 속에 자신감과 당당함이 나옵니다. 그것은 자신을 인격체로 받아들이는 체험으로 과거 상처를 정화해 가는 길입니다."

 관상기도의 전통을 현대인이 수련하기 쉽고 이해할 수 있도록 새롭게 '향심기도'를 창시한 토마스 키팅 신부가 지난해 9월 내한한 후 이에 대한 관심이 높다. 사랑의 씨튼수녀회가 운영하는 씨튼 피정의 집(원장 김경순 수녀)은 이미 그 이전부터 조용히 향심기도 피정을 실시해왔다. 미국에서 향심기도 지도자 과정을 거치며 이 기도가 한국인의 심성과 잘 맞을 것같다고 여긴 김 수녀는 2000년 9월부터 이 피정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향심기도 후 변화된 삶을 보면서 소리없이 참석자들이 이어진다.

 씨튼 피정의 집 향심기도 피정 프로그램은 격월로 소개피정을 실시하고, 소개피정을 거친 이들을 대상으로 6주 과정 피정을 실시한다. 향심기도의 신학적· 심리학적 배경, 인간 상태 등에 대한 강의와 질의응답, 기도실습 등으로 진행되는 6주 과정에서는 매일 아침, 저녁 20분씩 기도를 해야하는 숙제가 있다. 매일 꾸준히 기도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를 잘 실천하는 참석자들은 질의응답 시간에도 궁금증이 많다.

 하지만 날마다 빠지지 않고 숙제를 하는 일은 쉬운 듯하면서도 어렵다. 그래서 6주 과정을 마칠때는 기도를 제대로 하지 않은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탈락한다.

 6주 과정을 마친 이들은 매월 첫째 토요일에 실시하는 월모임과 매월 셋째 월요일에 실시하는 월피정에 참석해 자신의 기도생활을 심화시켜 나간다. 월 모임은 룗관상기도를 통해 하느님께 나가는 길룘을 참석자들이 교대로 한 과씩 요약해와서 발표하고 한달간 살아온 삶에 대해 나눈 후 기도 시간을 갖는다. 이 피정 프로그램에는 개신교 목사와 개신교 신자들도 참석하고 있다. 월 피정은 침묵피정으로 진행된다.

 충남 논산에 있는 씨튼 영성의 집도 매월 또는 두달에 한번 가량 1박2일 소개피정을 실시하고, 소개피정을 거친 이들을 대상으로 3박4일, 4박5일 심화피정을 실시하고 있다. 문의:서울 02-744-9825 논산 041-733-2992
 
 

이연숙 기자   mirinae@pbc.co.kr

(사진설명)
 향심기도피정 월모임 참석자들이 씨튼피정의 집 경당에서 조용히 기도에 잠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