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가 내 안에 사시는 것입니다"(갈라2,20).
바오로 서간에
나오는 유명한 이 구절에는 그리스도 중심으로 살았던 이방인의 사도 성 바오로의 영성이 녹아 있다. 바오로 사도는 신약성서에서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그의 서간을 통해 우리를 예수 그리스도께 가까이 안내하고 그리스도 중심의 영성으로 우리를 풍요롭게 이끌어 주고 있다.
샬트르 성바오로수녀회가 운영하는 성바오로 피정의 집(관장 김영희 수녀)은 수도회의 영성을 신자들과 같이 나누고자 바오로 서간을
내용으로 한 성서묵상피정인 '바오로 영성 피정'프로그램을 12월부터 본격 실시한다.
휴가나 짬을 내 개인 피정을 하려는 신자들의
욕구가 늘어남에 따라 바오로 피정의 집은 수도자들의 연례 피정에서 주로 활용해온 바오로 영성피정을 신자들을 위한 자체 프로그램으로 마련해 연중
실시한다.
바오로 영성피정은 렉시오 디비나(거룩한 독서) 방법을 이용해 바오로 서간에 대한 안내 강의와
본문 읽고 새기기, 기도와 묵상, 관상 등으로 옮아가며 그리스도 안에 나타난 하느님 사랑을 체험하도록 이끈다. 12월12일~14일 2박3일
과정을 시작으로 내년 2월 6박7일, 7월 5박6일,11월과 12월 3박4일 과정 등이 마련된다. 깊은 침묵 속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에
온전히 머물려면 긴 과정이 좋겠지만 시간이 없는 이들을 위해 짧은 과정도 마련했다.
이 피정을 지도하는 김영희(젬마 루시,
바오로 신학 전공) 수녀는 "바오로 사도의 열정적 활동의 뿌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이라며 "성서를 공부한 이들이 이 피정을 통해 '말씀'을
내면화시킬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집은 바오로 영성 피정 외에 내년 2월과 7월에 1박2일 과정 자아
성장을 위한 '에니어그램' 피정과 3월과 5월에 2박3일 과정 '그리스도인의 명상과 영성생활' 피정도 실시한다.
또한 건강한
가족공동체를 위한 2박3일 기초과정 연수도 마련해 김보애(서울 시립동부 아동상담소) 수녀 지도로 내년에 6차례 실시한다.
인간에 대한 이해를 돕는 심리학 이론과 의사소통 기법, 민주적 가족 공동체 모임 등의 내용으로 진행되는 이 기초 단계 연수를 마치면
서울시립동부아동상담소에서 지도자 실습과정이 이어진다. 현재 평화신문은 서울 시립동부아동상담소와 공동 기획으로 건강한 가족공동체를 위한 프로그램을
시리즈로 싣고 있다.
서울 근교 경기도 시흥시 계수동 539에 위치한 이 피정의 집은 새롭게 바뀐 주변 아파트 단지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한적한 숲과 산책길, 등산로, 연못까지 갖춘 아름답고 넓은 자연경관은 피정자들이 조용히 피정에 몰두할 수 있도록 돕는 데 한
몫을 한다. 유리화가 아름다운 성당과 단순하면서도 한국적 분위기의 소성당이 있으며, 침실은 모두 1인용이다. 문의:031-311-0074
이연숙
기자 mirinae@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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