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생활/여행기

[스크랩] [이집트여행] 2. 용감한 그대여, 버스를 타라! in Cairo

알타반 2008. 2. 1. 20:04

어제보다 산뜻한 기분으로 아침을 맞는다.

커튼을 열어젖히자 햇살이 강하게 침투한다.

모래도시는 어제와는 다른 모습을 지녔다.

 

람세스역으로 향한다.

아스완으로 내려가기 위한 기차표를 예매할 작정이다.

어제 저녁을 먹으며 지현과 의논 후, 대폭적으로 여행 일정을 수정했다.

먼저 사막에서 크리스마스를 보낼 작정이었으나

개인적인 그날이 걸린 관계로 뒤로 미루고, 새해의 일출을 볼 계획으로 바꿨다.

이집트 여행의 첫번째 이유...사막일정을 뒤로 미룬 것은 오히려 잘 한 일인 듯 싶다.

그 광활함에 반한 나머지 나머지 일정은 시큰둥해 할 수 있을 터.

 

첫번째 카이로에서의 일정, 시타델을 찾아가기로 했다.

람세스 역에서 무사히 다음날 떠나는 밤 기차표를 예매하고

버스를 타기 위해 길거리로 나온다.

역시나 버스정류장은 어딜 찾아 봐도 없다.

그저 아무데서나 버스가 섰다가 또 휙 달린다.

사람들은 그 사이 서둘러 그 버스에 올라탄다. 이미 출발한 버스를 따라 달리는 사람도 보인다. 그리고는 휙하니 그 버스로 뛰어오른다.

또 봉고차 같은 미니버스들이 곳곳에서 행선지를 알리는지 소리치며, 여지없이 빵빵 경적을 울리며 가는 모습도 보인다.

그 틈바구니에서 시타델로 간다는 버스 번호를 아무리 찾아봐도 찾을 수 없다.

물론 버스엔 아랍 숫자 밖에 없다.

다행히도 지현이가 아랍어를 조금 배웠다고 한다.

숫자는 나도 금세 외우게 되었지만

행선지를 알리는 듯한 버스 위의 글자들은 내게 단지 그림에 불과했다.

그러니 어디로 가는 버스인지 알 턱이 만무하다.

사람들에게 물어보지만

시타델 자체를 모른다. 론니 책을 아예 보여주면서 가르쳐 달라면 그제서야 아랍 이름을 말하며

버스 타는 곳 방향을 가르쳐준다. 영어는 아예 한마디도 못하고 그저 손짓으로만.

그러나 역시나 버스를 찾기는 힘들다.

5-6갈래로 뻣어진 넓은 광장.

그냥 망연히 한동안 서있다.

버스를 타고 가는 길은 정말 막연해 보이기만 한다.

 

30-40분이 휙 지나가고

마지막으로 경찰 아저씨를 붙잡고 다시 물어본다.

이 아저씨도 영어와 담 쌓고 살았나보다.

그러나 어찌나 친절하던지

버스타는 곳까지 데려다주고는 그곳 경찰아저씨에게 부탁까지 하고서는 간다.

5분 뒤에 온다는 버스를 기다리며

이제야 탈 수 있겠구나 안도의 한숨.

그러나 이집트의 5분은 너무 길다.

그 사이의 우린 동물원의 원숭이 노릇을 단단히 해내야 했다.

뭇 이집션 남자들의 시선들...그닥 달갑지 않았지만 어쩌랴.

미니봉고버스 사람들은 우리 태워준다고 마구 데리고 갈려고 하고

택시아저씨는 버스를 타고 가겠다는 우리를 이해못하겠다며 흥정을 계속 해온다.

1시간의 시간이 넘어간다.

시외를 가는 버스를 타고 것도 아니고

하루에 한두대의 버스만 있는 외딴 시골도 아닌 곳에서

버스를 타기 위해 1시간을 넘게 헤매고 있는 것이다.

가이드 책마다 그냥 택시를 타라라는 말을 왜 적어놓는지 알겠다.

 

슬슬 시간이 아까워 택시를 탈까 하는 찰나에

드뎌 버스가 왔단다!

달랑 50p(100원 정도)를 내고 시타델로 향하는 길...!

우리의 모험정신 성공...

카이로에서 시내버스를 타는 일은 정말이지 대단한? 일이다.

 

 

시타델은 옛날 십자군 전쟁때 적의 침투를 막기위해 세워진 요새라고 한다.

산등성이에 성으로 둘러싸여 있어, 이곳에 오르면 카이로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다.

날이 말아 서쪽 방향 멀리 피라미드가 어렴풋하게 보인다.

저 피리미드가 얼마나 크면 이 먼 곳까지 보일까...

문득 그런 생각을 하며

이제는 무슬림의 성지처럼 조용한 사원이 자리잡은 시타델을 천천히 거닐어본다.

 

 

시타델 가는 길에 보이는 사원들

 

시타델 성벽이 보이는 곳에서, 따뜻한 날을 기대했는데 무지 추운날이었다

 

시타델 안의 사원 내부 모습, 아름다운 등들이 죽 늘어져 있는 모습이 이색적이고 아름다웠다

 

 

 

사원바닥의 아름다운 패턴.

아랍어 글자부터가 모던한 디자인처럼 근사해 보이는 이집트에선

 온갖 기하학의 무늬가 다 있어 한껏 보는 즐거움을 더해준다.

 

 

 

 

 

시타텔을 나와 칸 하늴리 시장으로 향한다.

택시를 타기도 그렇다고 버스를 타기도 지친 후...그저 걷기로 한다.

그 시장을 가는 길에 로컬시장이 길게 이어진다.

사실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칸 하늴리 시장보다

이곳의 사람들, 생활을 엿볼 수 있는 곳일터다.

특이한 것은 시장의 물건을 파는 사람들은 대부분이 남자다.

하물며 핸디메이드 홈패션을 파는 곳에도 남자들이 앉아서 바느질을 하고 있다.

이슬람 국가이기 때문이리라.

 

시장의 모습, 어린 시절의 시골5일장을 연상케한다.

위생적이지 못한 정육코너, 길거리에 죽 늘어놓고 파는 빵, 과일들 위로 까맣게 파리가 앉아 있다. 나도 모르게 눈살이 찌푸려진다. 그러나 이들의 태연한 삶의 현장에서 이국인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낸다는 것은 가당치 않은 일. 그저 아름다움을 보려고 떠나온 것이 아니라

부대끼는 삶의 현장에서 교감하고 발견해야 하는 것이 진정한 이유일테다. 

나는 흙길로 좁고 길게 이어지는 곳을 말없이 걸어간다. 

 

 

 

칸 하늴리 시장에 이르기 전에 나는 다시 공항으로 향한다.

어제 도착하지 않은 짐이 오늘에서야 왔다는 전화 확인을 하고서 긴 숨을 내쉰다.

끝까지 올랐던 화도 우선은 짐을 찾고보자 싶어 달래며.

그러나 이집트에선 무엇하나 쉬운게 없다.

공항에 도착하고 나서도 2시간을 꼬박 서서 기다려야 했다.

짐을 찾기 위해 안으로 들어가는 허가증을 받으러 간 사람은 정확히 1시간 반 뒤에 나타낫다. 미안하다는 말도 없이, 앉을 자리나 장소를 편의를 봐 주지도 않고서는 말이다. 그런데도 어이없이 내가 짐을 들고 나오려는데 그 사람이 내게 하는 말 "박시시"!

"How dare you? This is not my fault. You have to give me the money, right???"

폭발이다.

세상에나 화가 나서 머리가 탈 지경인 사람한테

보상을 해줘도 그냥 못 넘어갈 판인 지경에

이 오스트리안 항공 이집트 지사의 한 심부름꾼??이 나에게 돈을 요구했다.

물론 그가 요구한 것이 작은 팁에 불과했겠지만

그는 우선 나의 정신적, 시간적 피해에 대한 미안함을 표해야 했다.

그리고나서 내 마음이 위안이 된다면 그 다음에 팁을 주고 안주고는 전적으로 나의 몫인 것이다.

 

누가 보건 말건

중얼중얼 화를 못 참고는 그렇게 한참이나 씩씩대었다.

공항을 빠져나오는데...택시흥정꾼이 다가온다.

'How much?....60!....NO, NO!!!

 

 

 

 

 

*Itinerary : 2nd day - 22 DEC.06

  - Booking the train ticket to go to Aswan ( 23 DEC 05, 10pm) at Ramses Station

  - Visting Citadel, mosque Sultan Hassan, and local market

  - Airport to pick my luggage up

 

 

* Expenditure

  - train ticket                                      40.0  LE(이집션 파운드)

  - Citadel admission fee                      20.0  (student)

  - bus                                                 0.5  ( local bus)

  -                                                       2.0  (from Airport to downtown)

  - Taxi                                               30.0  (from the market to Airport)

  - Sultan Hassan                                  6.0  (student)

  - Belly dance item for G.A                   30.0

  - metro                                               0.75

  - post card                                         0.50

  - water                                               1.0

  - accommodation                                27.5 ( Ismilia, double room)

출처 : 꽃들이피다
글쓴이 : 나무일곱그루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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