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어떤 형제나 자매가
나에게 와서
<들었어?...거기 있잖아, 그 형제 말이야...
.... 하다던데... 웃기지도 않어...
지 꼬라지도 모르고, 아직도 정신 못차리고 있어...>
등의 말을 들을 때가 있다.
<그래?!> 하고 응답하고 말지만
씁쓸하기가 이루 말할 데가 없다.
오늘 독서와 복음은
<도대체 누가 죄인이고 누가 죄인이 아니란 말인가?>
라는 질문을 던져주고 있다.
우리가 죄인이라고 단죄하는 사람이
수산나처럼 무고한 사람일 수 있고
우리가 의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의외로 흉악한 모리배들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예수님은
간음하다 잡힌 여인처럼
그 누가봐도 죄인이라 단정할 수 있는 사람에게조차도
같은 죄인인 주제에 단죄할 수 없다고 가르치신다.
죄인이 죄인을 단죄한다는 것은
도토리 키재기일 뿐이 아닌가?
동병상린이라고
죄인이 죄인을 보면
그 죄를 함께 아파하고 위로해 주고
기도해 주어야 할텐데,
어찌된 일인지 우리네 인간들은
죄인이면서도 죄인을 바라보면
자기 꼬라지를 보는 것 같아서인지
몰아부쳐 완전히 매장시켜 버리고자 하는
지독히 악한 생각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기에
인간은 죄인일 수밖에 없는가 보다.
성 프란치스코는
우리가 죄 앞에서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는지 이렇게 권고한다:
<하느님의 종은 죄 외에 어떤 일도 못마땅해 해서는 안 됩니다.
그리고 누가 어떤 죄를 지을 경우라도 하느님의 종은
이 죄를 보고 사랑이 아닌 다른 이유로
흥분하거나 분개하면 그 죄를 판단할 하느님의 권한을
자기 것으로 하는 것입니다.
어떤 일 때문에도 분개하거나 흥분하지 않는 하느님의 종은
진정코 아무 소유도 없이 사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카이사르의 것은 카이사르에게 돌리고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께" 돌리면서
자기에게는 아무것도 남겨 두지 않는 사람은 복됩니다.>
나는
혹 누구의 죄 때문에
흥분하거나 분개하고 있지는 않은가?
드러난 죄와 드러나지 않은 나의 죄 중에
어떤 것이 더 큰 것인지
겸허히 생각해 보자.
드러난 누구의 죄가
정말 감추어져 있는 나 자신의 죄보다도
무겁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을 돌로쳐라!
예수님의 가르침은 지엄하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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