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생활/여행기

[스크랩] [이집트여행] 4. 와우~~! 펠루카를 타고 낭만여행 in Aswan

알타반 2008. 2. 1. 20:03

 

 

밤 10시 출발한 기차는 다음날 아침 9시가 넘어서 아스완에 우리를 내려 놓는다.

아...끔찍한 화장실, 1등실 화장실은 어떨까 화제가 될만큼 엄청나다 정말로.

출발 한 후 곧 잠에 빠진 지현은 도착하기까지 거의 깨지 않았다.

세번인가 화장실을 가야 할때하다 그녀가 부러웠다.

사실 지현의 잠은 가히 고개를 저을 만하다. 나중에 '캬슈라'라고 불렸는데.. 그 이유인즉 사막을 가로지르는 길에서 만난 어떤 군인이 우리 일행들의 닉네임을 아랍어로 즉석에서 지어줬는데, 그가 딱 지현을 보더니 '카슈라'라고 하는거다....잠순이...좋게 말하면 잠의 공주...' 첫눈에 그녀의 잠 실력?을 알아차리고 딱맞는 이름을 지어주다니...일행 모두가 공주님?의 잠을 놀라워하고 있던 차에 그 별명은 한바탕 웃음을 터지게 했다.

 

각설하고 이집트에서 기차를 탄다면 화장실은 웬만하면 가지 말고, 그냥 도착할 때까지 쭉--잠에서 깨어나지 않는 것이 상책이다. 

 

 

아...카이로에 비해 아스완의 하늘은 어찌나 청명한지...

역에서 나오면 바로 나일강변이 보이고, 사람들은 여유로워 보인다.

아슬아슬하게 쌩쌩 달리는 차들 사이로 길을 건너야하는 위험도 없고

밤새 빵빵대는 경적소리, 쾌쾌한 매연도 없다.

나도 모르게 한숨이 배어나온다. 카이로는 정말이지 아니올시다.

 

자...그럼 저 솜때구름처럼 한결 가벼워져 볼까나...!

 

 

빼놓을 수 없는 이야기...동행들!

몇 번이나 언급한 지현은 인터넷 카페 동행찾기에서 만난 친구이고,

그리고 이스마일리아 숙소에서 만난 동씨(동안이라고 불러달라는 종길에게 차마 동의할 수 없었던 우리, 그래서 내가 동씨라고 불렀는데...그 정감이 더 좋아서 여전히^^), 스물 두 살 (아니 한살? 암튼 평균나이를 확줄여준) 다혜,

그리고 아스완 역에서 살리(숙소 삐끼 아저씨...익쓰큐즈미를 연발하며 우릴 설득하던...)를 만난 또 다른 인연들, 바로 준민, 유현, 그리고 그녀의 동생 재원

 

우연히 이렇게 만난 6명과 나.

펠루카 투어부터 아부심벨 투어...사막투어...등등...이집트에선 혼자 여행하기 어려운 부분이 깨나 있다. 위험해서가 절대 아니라 모두가 여러 명이 모여야지만 싸게 할 수 있거나 혹은 투어에 참가하지 않으면 볼 수 없는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렇게 만난 동행들이 고마울 수밖에.

 

살리 아저씨와 실갱이 끝에

아부심벨 투어를 예약하고

숙소에 짐을 풀고 정오 무렵, 나일강변으로 드뎌 나간다.

 

 

저 여유로운 풍경을 보라

유유한 강 위로 돛단배, 펠루카가 느릿느릿하게 물결에 박자를 맞추고

하늘은 비단길을 깔아놓은 듯,

살랑이는 바람은 내 심장에 다아 간지러움 태운다.

 

 

아스완에서 주로 볼 수 있는 누비안 사람들은 보통의 이집션과 다르게 아프리카의 정서가 흠뻑 느껴진다. 오랜된 역사에서 부터 지금까지 한번도 주무대 오를 수 없었던 사람들, 한이 깊으면 깊을 수록 그들만의 문화는 강고해진다.  나는 그들의 주름진 얼굴에서 그 강고함을 읽고 싶다. 그러나 그러기엔 시간이 짧다. 그럴 혜안이 내겐 없다.

 

 

펠루카를 타고...유유한 강물타기!

나일강은 넓고 깊다.

순풍을 탄 배는 건너편 언덕, 귀족들의 무덤 언덕으로 내려다 놓기도 하고

아름다운 정원이 있는 키치너 섬으로

나일강의 범람을 감지하려던 지혜의 흔적, 나일미터가 있는 곳으로,

아문 신전의 섬으로도 이끈다.

햇살은 적당히 따사롭고

바람은 더하고 덜할 필요없이 이대로 족하다.

이대로 그저...며칠이라도 나일 강을 따라 흘러가도 좋을 일.

 

돛은 바람을 안는 유일한 존재다.

나도 그렇게 손을 가르는 바람을 안고 싶다

 

 

 

 

 

또 다른 세계로 가는 길?...왜 이들은 이렇게 고된 작업을 마다 하지 않고

이 무덤들을 만들려고 했을까?...이집트의 역사기행은 무덤기행이다.

죽음에 대한 그들의 믿음...이것에 대한 이해없이 제대로 바라보기는 어렵다.

그래서 나는 그저 돌과 모래와 그리고 부조의 아름다움만을 볼 수 밖에 없었다.

 

 

 

언덕에서 마주보이는 아스완 전경

 나일강을 유람하는 페리가 여러대 보였다.

유럽사람들이 따뜻한 이곳으로 휴양을 많이 온단다.

그래서 강변 주위에는 특급호텔이 자리잡고 있는데

멀리 보이는 모습이랑은 많이 다르다.

그리고 언덕에서 왼쪽 편에는

하이댐 건설 때 마을이 통째로 이전됐다는

누비안 마을이 있다.

아쉽게도 시간을 낼 수 없어 그곳엔 가지 못했다.

 

 

 

 

 

 

이렇게 해가 질 무렵

4시간을 채운 펠루카 투어를 마쳤다.

오염되지 않은 석양은 동행들 모두를 감격스럽게한다.

 

저녁이 되자

바람은 멈추고

나일은 그저 어둠에 가라앉았다.

 

 

누군가

가벼워지고 싶다면

아스완으로 가자...그리고 주저없이 펠루카에 올라타고 그저 강물에 박자를 맞춰보라.

느릿함에 물드는 자신과

일상의 무게가 툴툴 털어지는 것을 느낄테다...!

출처 : 꽃들이피다
글쓴이 : 나무일곱그루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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