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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기도 맛들이기] 영신수련의 기도(7)

알타반 2008. 1. 24. 14:05

 


 

 

하느님 진영의 깃발을 따르라 - 정제천 신부(예수회, 광주가톨릭대 교수)

 가난하고 겸손하신 예수님을 따르는 제자
 
 이번 호에서는 제2주간에 이뤄지는 전형적인 이냐시오의 묵상들을 살펴본다.
 그리스도의 나라, 두 개의 깃발, 세 가지 부류의 사람들 및 세 가지 방식의 겸손에 대한 묵상은 내적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오직 하나의 주제를 심화시켜간다. 복음적 세계관을 요약한 이 묵상들의 목표점은 가난하고 겸손한 예수님이다. 이 묵상들은 인생의 올바른 '선택'을 위한 것이지만 복음관상에도 크게 도움이 된다.

 제2주간에 들어가기 전에 먼저 '그리스도의 나라'를 묵상한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세상 구원 사업을 수행하기 위해 함께 일할 동지들을 모집하시니 나도 그분의 관대한 초대에 기꺼이 응하겠다는 결심을 보여달라는 도전이다.
 이 초대에 응하려는 사람은 다음 기도를 바친다. "… 오직 당신께 더 큰 봉사와 찬미가 되도록 온갖 모욕과 비난을 감수하고 모든 정신적, 실제적 가난에 이르기까지 당신을 본받기를 원하고 바라며 이를 신중히 결정했사오니 부디 저를 이런 생활과 신분으로 선택하여 주시고 받아주시옵소서."

 '두 개의 깃발' 묵상에서 깃발이란 전투 진영에서 최고 사령관의 명령을 알리는 깃발이다. 세상은 사탄을 우두머리로 하는 진영과 예수님을 최고사령관으로 하는 진영으로 나뉘어져 있다. 나는 누구의 깃발을 따를 것인가를 선택하는 것이다.
 아우구스티노의 「신국론」도 이런 구도에서 전개된다. 중요한 것은 두 진영의 전술이다. 사탄의 전술은 부와 명예를 추구하게 하여 사람들을 교만으로 이끈다. 이와 반대로 예수님의 전술은 가난과 그에 따르는 모욕과 업신여김을 받아들이고 사람들을 겸손으로 이끄는 것이다. 나는 어느 편에 서 있는가? 어느 편에 서고 싶은가?

 '세 가지 부류의 사람들'은 피정자의 정서 상태를 점검하는 묵상이다. 로또에 당첨되어 뜻밖에 수십억의 돈을 갖게 되었다고 하자. 이 돈을 어떻게 처리하겠는가?
 여기에 세 가지 부류가 있다. 첫째 부류 사람은 이로써 구원을 바라지만 하느님을 아랑곳하지 않는다. 둘째 부류 사람은 하느님을 부르면서도 정작 일처리는 자기 방식대로 한다. "저를 믿고 제가 하는 대로 따라주세요"하고 하느님께 명령한다. 셋째 부류 사람은 하느님 뜻대로 처리하고자 한다.

 나는 어느 쪽인가? 정답을 찾기 위한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의 흐름을 살펴보기 위한 테스트다. 나 자신에게 정직할 필요가 있다.
 세 가지 방식의 겸손은 위 묵상들의 종합이다. 가장 높은 단계인 셋째 방식의 겸손은 소죄 하나라도 짓지 않는 상태에 이르도록 노력하고, 하느님을 섬기고 찬미 드리는 데 차이가 없다면 예수님 때문에 부귀보다는 가난과 업신여김을 택하고, 십자가에 달려 손가락질 당하신 예수님처럼 어리석은 사람으로 취급받기를 더 원하는 단계다.

 누가 이처럼 완전하게 예수님을 사랑하고 따를 수 있겠는가! 성프란치스코의 「잔 꽃송이」 제8장에 나오는 '완전한 기쁨'에 견줄 수 있는 이 묵상은 이천년 교회 전통상 그리스도를 따름에 있어서 최고봉에 해당한다. 사랑 자체이신 성령이 아니고서는 이런 예수님 사랑에 이를 수 없다.
 이번 한 주간 동안 위 묵상들을 주제로 하여 매일 묵상을 실천해 보자. 내가 누구인가, 내 꿈이 무엇인가를 잘 알게 해줄 것이다. 주님을 향하는 회심의 한 주간이 되기를 빈다.

출처 : 빈들
글쓴이 : 나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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